허물을 벗어 놓은 뱀들을 보는 일이 정말 많다.
물길을 가로지르는 뱀, 공원을 가로지르는 뱀, 논둑을 지나가는 뱀, 농로를 지나가는 뱀 등 올해는 유독 많이 만난다.
뱀은 봐도 봐도 적응이 안 되는 파충류다.
땅꾼들이 뱀을 잡아 몸보신용으로 팔아버렸으면 좋겠지만 법이 이제 안되니 점점 개체수가 늘어나는 것이겠지.
오늘은 딱 두 번 씩 가 보았던 카페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트리플 에이라는 카페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좋아하는 노란색 간판과 대학가 근처에 있어서 그런지 쾌적한 실내와 감각적인 인테리어가 좋다.
내가 좋아하는 쳇 베이커의 사진과 노란색 턴 테이블과 조명을 배치한 사장님의 감각이 마음에 든다.
오전에는 손님이 별로 없지만 오후에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모여 무언가에 다들 집중하고 있다.
키오스크에서 주문해 아이스아메리카노도 마셔보았고 바닐라라테도 마셔보았다.
근데 왜 사진이 없냐고? 맛이 별로였다. 그리고 바리스타의 불친절함은 나만 느끼는 게 아닐 것이다.
동네커피라는 이름 또한 처음 들어보았다.
대형카페와 프랜차이즈카페들이 여기저기서 나를 유혹하지만 작은 카페를 찾는 이유가 있다.
매번 성공하는 것은 아니지만, 작은 카페들은 가격도 괜찮거니와 맛도 좋은 곳들이 제법 있다.
해미읍성 앞에 있는 동네커피는 꾸준하게 사람들이 찾는 작은 카페이다.
젊은 여자 사장님이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이 카페는 해미에 갈 때마다 생각나는 곳 중 하나이다.
여타 카페들처럼 키오스크에서 주문하고 조금 더 안쪽으로 들어가본다.
약 4-5개 정도의 원목테이블들이 아기자기하게 붙어 있는 아담한 사이즈의 실내이다.
자음의 첫 글자를 따고 달 모양의 원에 앉아있는 곰돌이 두 마리가 앙증맞으면서 귀엽기만 하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은 나처럼 사이좋은 곰돌이의 모습을 바라보면서 잠시나마 미소 짓게 될 것이다.
진동이 울리고 카운터에 가서 주문한 음료를 받아온다.
동네커피에 오면 크림이 들어가 있는 음료를 먹어보기를 추천한다.
솔티라테는 스페셜한 커피에 풍미를 더한 소금커피라고 한다.
오염되지 않은 히말라야 소금이라고 하지만 내가 히말라야 소금의 맛을 어찌 알겠는가?
동네라테는 가격도 좋지만 진한 커피 향과 고소한 우유의 조화가 적당해서 입맛에 맞는다.
크림으로 살짝 입가심을 하고 커피와 우유, 크림이 골고루 섞이도록 잘 저어준다.
조금씩 조금씩 맛을 보면 볼수록 풍부한 맛과 향이 입 안에서 쌓여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이 카페의 시그니쳐는 역시 크림이다.
100% 생크림이라고 하지만 잘 모르겠고 이 생크림이 고소하고 풍미가 좋아 여운을 남기는 것이 정말 맛있다.
시그니쳐가 카페의 특징을 보여주는 시대라고 생각한다.
카페는 커피와 음료 맛이 기본이지만 친절함과 청결함도 필수충분조건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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