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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산 바닷물손두부

맛 그리고 추억

by 구짱 이갈용 2024. 8. 10.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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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도서관을 오픈런해보았다.
8시 55분 정도에 도착했는데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문을 열자마자 3층 열람실로 뛰어가는 사람들! 
좋은 자리를 맡기 위한 치열한 경쟁 남을 밟고 올라가려는 인간의 욕구를 생생하게 느낀다.
[물론 나도 기다렸지만  뛰지 않고 여유롭게 커피 한 잔을 하면서 적당한 자리에 앉았음에 스스로에게 칭찬한다.]

칠갑산 천문대를 가고 싶은 마음이 생긴 건 오래전부터이다.
응당 별을 보러 가기 위한 목적이므로 야간에 가야 한다는 것은 당연지사!
오후 8시 30분에 관람 예약을 했고 저녁을 먹기 위해 근처 식당에 방문했다.

와이프와 신혼 시절에도 갔었고 갓난쟁이들을 안고 간 적도 있었던 기억이 난다.
그때는 좌식테이블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지금은 입식테이블로 바뀌었다.
바닷물 손두부에 들어가는 순간 청국장 냄새가 진하게 다가온다.

우리는 보리비빔밥과 두부반, 묵반 세트를 주문하였다.
5가지 나물과 보리밥 그리고 청국장으로 이루어진 구성이라는 부연설명이 보인다.
도토리묵가루와 고사리를 제외한 모든 재료를 국내산으로 구성한다는 것 자체가 요즘 시대에 쉽지 않은 관리다.

오가피, 뽕잎, 취나물, 다래순, 구기자, 서리태콩 등 나물의 종류가 다양하다.
머! 물론 계절에 따라 보관기간과 방식에 따라 맛이 달라지겠지만 산나물은 먼가 건강해지는 기분을 만들어준다.
반찬들이 준비되었다. 된장고추의 매콤하면서도 숙성된 맛이 밥맛을 좋게 한다.
콩조림, 나물반찬, 멸치볶음은 삼삼한 맛이 나지만 어묵볶음, 깍두기, 상추에는 손이 안 간다.

반찬이 세팅되고 도토리묵 반, 두부 반이 바로 나온다.
수육 두 점은 두부와 겉절이와 함께 아이들 입 속으로 들어간다.
그 속도가 너무 빨라 수육이 있는지도 몰랐다. 반이라서 수육도 딱 두 점만 준다면 원래는 네 점이 전부였던 것일까?

따끈따끈한 손두부의 몽글거리는 식감과 두부 특유의 고소한 맛이 좋다.
들기름으로 볶은 묵은지와 상추&치커리 겉절이는 양념맛이 제법 진하다.
그렇기에 약한 맛의 두부와 강한 맛의 겉절이 조화가 제법 괜찮다.
[도토리묵은 생각보다 쌉쌀한 맛이 덜하기에 인상적이지 않다.]

무나물, 뽕잎[?], 콩나물, 버섯이 들어 있는 양푼그릇이 나온다. [왜 4가지 나물일까?]
보리밥을 넣고 비비려는데 사장님이 열무겉절이를 한 접시 주신다.
취향에 따라 넣고 비비라는 말씀을 듣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쓱싹쓱싹 비벼내 본다.

칼국수집에서 기미  겸 애피타이저를 위해 나오는 보리밥과 비교해 본다.
칼국수집의 보리밥은 양이 적지만 탱글탱글 터지는 보리의 식감이 입맛을 살려준다.

바닷물손두부의 보리비빔밤은 양이 많은 편이지만 습기를 먹은 식감이기에 조금 질다.
고추장과 참기름을 처음에는 적당하게 넣고 비비다가 건강한 맛이 지루해지면 조금 더 넣어본다.
참기름과 고추장의 맛과 향이 입맛을 더욱 좋게 해 주지만 그래도 지루함을 완전히 떨쳐내지는 못한다.

바닷물손두부 식당의 메인은 역시나 이 청국장이다.
보글보글 끓어오르는 청국장의 구수함과 뜨끈함은 입 속 가득 행복한 포만감을 선사한다.
두부와 버섯, 대파만으로 구성되어 있어 간단명료하다.하지안, 잘 띄워진 청국장의 깊고 진한 맛이 좋다.

청국장만 주구장창 먹다 보니 숭늉이 있다는 사실을 잊고 있었다.
결국 아이들이 바닥까지 긁어먹은 숭늉의 빈 그릇을 보면서 입맛을 다시고 볼록 튀어나온 배를 두들기며 나왔다.

1. 30대에 갔었던 좋은 기억은 추억이 되었다. 
2. 40대에 찾은 바닷물손두부는 변해버린 입맛 때문인지 변해버린 재료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조금 아쉽다.
3. 여전히 내 입맛을 사로잡았던 것은 역시나 구수하고 진한 맛의 정통 청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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