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부터 창가 쪽에 말벌들이 보인다.
아뿔싸! 베란다를 보니 말벌들이 집을 짓기 시작했다.
어릴 적 할아버지 묘 앞에 땅벌을 제거했던 기억을 되살려 홈키파로 말벌들을 쫓아버린 뒤 벌집을 잘라버렸다.
며칠 동안 말벌들은 베란다 창가 앞을 맴돌았다.
집을 잃어버렸으니 당황했을 것이고 복수를 노렸을지도 모른다.
저렇게 낮잠 자는 고양이라면 모를까? 말벌들과는 공존공생 할 수 없다.
선지얼갈이해장국이 제법 괜찮은 집을 찾았다.
마온에 있는 정성을 가득 담은이라는 식당이다.
예전 웨딩홀 건물이지만 결혼하는 인구가 없기에 웨딩홀들이 문을 닫고 있다.
이제 결혼하려면 도시로 나아가거나 동네에서 전통혼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머 굳이 결혼이 필요한 시대가 오기나 할까? 앞으로 동거하는 사람들이 더 늘어날 것이라 본다.
이 식당을 처음 찾은 것은 3월이었다.
온통 하얀색 벽과 탁자가 신부의 웨딩드레스를 연상시키고 있다.
그리고 내부를 천천히 살펴보면 오래된 물건들이 여기저기 구석에 있다.
글쎄, 어울림의 느낌은 아니다. 그냥 구색 맞추기라는 생각이 들었다.
식탁에는 일회용 식탁보로 하얀색으로 가득하다.
물티슈, 각티슈, 숟가락, 젓가락, 소금과 후추, 물컵까지 반질반질 깔끔하고 청결하게 관리하신다.
3월에 만난 메뉴판과 8월에 만난 메뉴판을 비교해 보니 변화가 있다.
메뉴의 가짓수가 늘어났고 원색의 비율과 글자의 크기가 증가했다.
특히 안주메뉴들이 확 늘어났다. 저녁에 술 한 잔 하러 오는 사람들이 제법 있는 것일까?
애매한 위치에 있기에 기사님들이 많이 찾지 않을까 했는데 갈 때마다 손님은 별로 없는 편이다.
주차도 편하고 음식맛도 괜찮고 깨끗한 식당인데 말이다.
난 언제나 선지얼갈이해장국을 주문하였다.
선지얼갈이해장국을 주문하면 총 4개의 반찬이 나온다.
배추김치와 깍두기, 장아찌류의 반찬들이다.
3월에 먹었을 때는 만원이라는 가격 대비 양과 맛이 조금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 맛은 깊고 진하지만 선지와 얼갈이의 양과 국물에 스며듬이 조금 부족하다는 생각이었다.
6개월 만에 어떤 변화가 있었던 것일까?
뚝배기 크기가 커진 느낌으로 선지와 얼갈이의 양이 푸짐해졌다.
선지가 촉촉하고 부드러운 것이 신선하다. 또한,매콤칼칼한 국물에 푹 적셔있다.
콩나물과 얼갈이의 야들야들함도 국물과 함께 잘 우러나고 있다.
어느 정도 밥을 먹다가 뚝딱 말았다.
먹을수록 땀이 흐르고 속을 시원하게 풀어준다.
난 이런 식당이 좋다.
부족함을 깨닫고 변화하는 모습!
청결, 맛, 가성비 모든 것이 더욱 좋아지는 식당을 만나면 기분도 좋아지고 돈도 전혀 아깝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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