흐느적흐느적 걷다 보니 내 발걸음은 자연스럽게 봉래각 입구에 도달했다.
볶음밥에 대한 포스팅에서 이야기했던 광천시장 입구에 위치한 오래된 노포집이 오늘 점심이다.
봉래각 간판 사진을 찍다가 발견하게 되는 since 1931이란 작은 간판!
이제 백년을 앞두고 있는 것인가? [홍성에 100년이 넘은 식당이 있을까?]
외관처럼 내부도 하얀 타일의 벽면이다.
강한 햇살이 시작되는 여름날씨에 어울리는 시원한 보리차를 내어주신다.
깨알같이 새겨져 있는 간판에 봉래각 메뉴들이 보인다.
이미 홀에서는 짬뽕 혹은 짜장면을 드시는 손님들로 가득하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짜장이냐? 짬뽕이냐? 이러한 고민은 사치다.
그렇기에 오늘도 볶음밥으로 모든 요리를 맛보고 싶다.
햇살이 내리쬐는 나무탁자 위의 식초통이 영롱하게 빛나고 있다.
1인분 식사지만 봉래각 사장님이 주시는 반찬 인심은 넉넉하다.
깔끔하게 손질되어 있는 단무지와 양파, 맛있게 담은 배추김치의 아삭함이 입맛을 살려준다.
뜨거운 열기를 가득 품고 있는 검은 빛깔 짜장의 짭조름함이 혀 끝을 터치한다.
지난번에는 맑은 계란국이 나왔는데 오늘은 향긋한 맛이 가득 담긴 짬뽕국물이다.
[나는 계란국을 좋아하지만 지난번 계란국보다 짬뽕국물이 더 입맛에 맞았다.]
봉래각을 다시 찾은 이유는 살짝 싱거우면서도 담백하고,
살짝 불향이 나면서도 고슬고슬함이 좋은 볶음밥 때문이다.
톡 터지는 계란 노른자에 비벼 먹어도 좋고 촉촉한 계란 흰자와 함께 먹어도 맛이 좋다.
짭짤한 짜장과 달큰한 짬뽕국물
당근과 고기가 넉넉한 담백하고 고소한 볶음밥이 잘 어울리는 한 끼 식사!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앉아 여유롭게 홀로 식사를 즐기기에 딱 좋다.
봉래각 혼자 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