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이 집을 좋아하는 이유는 중국음식점 이름 유진반점이 부대찌개 전문점 유진식당이라는 반전이 마음에 들어서다.
물론 부대찌개가 맛이 없다면 좋아하지 않겠지만 말이다.
점심시간이 되면 근처에서 일하시는 분들이 식사를 하러 많이 찾는 집이다.
가정식부대찌개라는 이름과 어울리게 다섯 가지 반찬과 밥이 보글보글 찌개와 함께 나온다.
반찬과 밥도 리필이 되면서 음식의 맛과 가격이 참 괜찮다.
나는 이 집에 들어가면 먼저 물어본다.
혼자 왔는데 먹을 수 있는 찌개가 무엇인지 말이다.
올봄에 갔을 때에는 김치찌개가 가능하다고 하셔서 주문하였다.
물김치, 오이김치, 어묵볶음, 시금치무침 그리고 뒤늦게 나온 멸치볶음까지 반찬들이 정갈하다.
반찬이 준비되고 1인용 양푼냄비에 두부와 대파, 양파들이 듬성듬성 들어있다.
김치와 고기는 아마도 붉은 국물 아래에서 서서히 끓어오를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다.
칼칼하고 얼큰한 김치찌개는 적당한 양의 맛이 든 고기와 김치가 들어 있어 밥과 반찬과 먹기에 딱 좋았다.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깨끗하게 비워냈다.
그리고 올여름 나는 다시 이 집을 찾았다.
하지라는 절기에 맞게 감자조림, 오이지, 멸치볶음, 김치, 장아찌가 나온다.
여전히 맛있는 반찬들 중 시큼한 오이지는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김치찌개와 비교하면 다소 투명한 육수의 부대찌개다.
대파와 소시지, 당면과 양파가 여전히 듬성듬성 들어 있다.
부대찌개의 장점은 라면과 밥을 함께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부대찌개의 맛을 살짝 느껴보고 라면사리를 넣어서 자작하게 만들어 먹어야겠다.
찌개가 끓어오르기 시작하면 재료들이 골고루 익어 갈 수 있도록 뒤적거림을 시작해 본다.
라면 사이사이로 스며드는 칼칼하고 매콤한 국물들이 기포를 터뜨리면서 하나의 요리가 되어간다.
가정식 김치찌개도 맛있게 잘 먹었다.
가정식 부대찌개도 맛있게 잘 먹었다.
국물을 마시면 마실수록 후추의 강렬한 매콤함은 기분 좋은 땀방울을 만들어 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