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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환루

맛 그리고 추억

by 구짱 이갈용 2024. 6. 27. 2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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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늙어가고 있다.

젊은이들이 목에 무언가를 걸고 조사를 하고 있다.

보나 마나 전통시장 살리기라는 미명하에 청년에게 돈도 퍼주고 먼가 하는 듯한 모습의 쇼일 것이다.

하지만 나에게 이곳은 노포집을 하나씩 하나씩 알아가는 재미가 있는 죽어가는 시장이다.

이곳을 돌아다니다보면 대부분 노인들이다. 그러니 식사를 하러 오는 사람들도 대부분 노인들이다.

입구에 있는 저 간판을 보는 순간 족히 백 년은 되었을법한 느낌의 백환루에서 자주 밥을 먹었다.

백환루의 음식 사실 일관성은 없다.

어떤 날은 진짜 간이 잘 되어 있는 옛날 느낌의 볶음밥이었고,

어떤 날은 조금 심심한 느낌의 짬뽕밥이 나오기도 했다.

이 집 여자 사장님은 구수한 충청도사투리를 쓰시면서 잘 챙겨주신다.

홀도 깔끔하게 관리하시고 오시는 손님들에게도 정겹게 대하시면서 전화주문도 친절하게 받으신다.

음식을 주문하면 단무지, 양파, 춘장을 조금 담아주신다.

물이나 반찬이 부족하거나 김치가 먹고 싶으면 메뉴판 아래에 있는 셀프바를 이용하면 된다.

젓갈맛이 강렬하게 느껴지는 숙성된 김치는 기름진 중화요리의 느끼함을 잘 잡아준다.

동글동글 모양의 볶음밥과 짬뽕국물이 나온 날에는 조금 심심한 맛이었다.

대신 짬뽕국물이 시원하고 칼콤했다.

짬뽕 국물의 칼칼하고 매콤함이 인상 깊었던 탓일까?

짬뽕밥을 먹은 날의 국물 맛도 괜찮았지만 해감이 덜 되어 있는 바지락이 있어서 찝찝했다.

그래도 가격대비 넉넉하고 푸짐한 양과 제법 괜찮은 맛의 짬뽕국물은 속을 시원하게 달래준다.

계란국의 시원하면서도 감칠맛 넘치는 국물 맛에 반해 버렸다.

또한, 뜨끈뜨끈한 열기를 품고 있는 볶음밥의 식감이 기가 막혔던 날이었다.

먹으면 먹을수록 볶음요리는 갓 볶아내서 뜨거워야 제맛이고 식감이 살아 있음을 깨달았다.

생각해 보니 면 종류를 먹지 않았구나.
이곳을 갈때마다 밥 종류만 먹었다.

어르신들은 짜장 혹은 짬뽕을 자주 드시던데, 겨울이 오면 우동을 맛 보러 가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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