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울고 말았다.
비가 오는 토요일 아침 딸과 함께 "인사이드 아웃 2"를 보러 메가박스에 갔다.
라일리는 이제 사춘기 소녀가 되었고 더 많은 감정들을 만나 성숙해 가는 과정을 보여주었다.
구석구석 순수한 웃음을 주는 있는 요소들도 있었다. [다 같이 불러볼까요! 파우치~!!!]
친구들과의 우정, 선배를 동경하는 마음, 부모님과의 갈등, 감정기복의 사춘기 시절 공감이 간다.
오늘은 하루종일 비와 안개로 자욱하지만 내포지역은 어제까지만 해도 30도를 넘는 무더위였다.
이 식당은 4월에 한 번! 5월에 한 번! 6월에 한 번! 거진 한 달에 한 번꼴로 간다.
혼자 간 적도 있고 둘이 간 적도 있고 셋이 간 적은 없다.
요즘 난 갈증을 느끼거나 시원한 것이 먹고 싶으면 응당 동산냉면막국수로 가는 것이었다.
앞으로 여름은 3개월 정도 남았으니 3번은 더 가지 않을까 싶다.
막국수와 냉면의 가격은 그대로이지만 갈비탕의 가격이 조금 변했다. 물론 올랐다는 뜻이다.
파란 메뉴판 너머로 인상 좋으신 남자 사장님이 구슬땀을 흘리시면서 음식을 만드신다.
홀이 점점 넓어지는 듯한 기분이 드는 것은 사실이다.
건물의 옆칸까지 어느새 손님대기실로 사용하고 있으니 말이다.
언제나 그랬듯이 물막국수를 주문하였다.[냉면은 내 입맛에는 조금 심심하다.]
4월에 곱빼기를 먹은 기억으로는 배가 많이 불러서 혼났었다.
홀을 담당하시는 여자사장님은 배려심과 친절함을 보여주신다.
그렇기에 함께 일하시는 여사님들도 언제나 밝고 활기차게 맞아주신다.
물막국수와 함께 먹을 반찬은 열무김치와 양파채다.
이 집 막국수는 깔끔하고 담백하기에 김치와 양파와 함께 먹으면 간이 딱 맞아떨어진다.
잠시 후 , 숯불에 바싹 구운 삼겹살과 목전지가 등장한다.
고기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자르고 삶은 계란을 천천히 까 보면서 물막국수를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지 않다.
드디어 먹을 준비 완료!
쫄깃한 식감 사이로 육즙이 쏟아진다.
이 불맛 가득한 고기의 향은 자칫 심심할 수 있는 막국수와 잘 맞아떨어진다.
넓고도 깊은 양푼 그릇에 육수의 찰랑거림이 느껴진다.
무와 김가루, 새싹과 통깨가 올라가 있는 물막국수가 나왔다.
고명 사이사이로 붉은 빛깔 양념장이 조금 들어 있다.
입맛을 살려주고 간을 적당하게 맞추어주는 양념장의 역할은 충분하다.
시원하고 깔끔하게 떨어지는 국물 한 모금으로 속을 편안하게 만들어본다.
부드럽고 알차게도 씹히는 막국수의 면발이 입 속으로 흡입되어 간다.
후루룩후루룩 먹는 소리만이 내 귓가를 스쳐간다.
기본에 충실한 면과 육수, 기본에 충실한 숯불고기의 맛과 향
그리고 기본에 충실한 구운 계란의 퍽퍽하고 고소함!
기본에 기본이 만나다 보니 정말 맛에 충실한 음식이 되어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