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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서산 콩국수

맛 그리고 추억

by 구짱 이갈용 2024. 7. 25.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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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장마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갑자기 쏟아지는 소나기가 지나자마자 강렬하게 내리쬐는 햇볕은 세상을 사우나로 만들어 버린다.

잠시만 서 있어도 온몸이 녹아내려버릴 것만 같은 날씨에는 역시 콩국수가 딱이다.

조금 이른 시간에 가면 손님이 없다.

하지만, 점심시간이 되면 약 15개의 테이블은 만석이다.

그리고 모두 고개를 숙이고 콩국수를 즐긴다.

오랜만이라면서 서로서로 인사를 하는 만남의 장소이자 밥값을 내주면서 다음을 기약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여름철에는 콩국수를 겨울철에는 조개칼국수가 주 메뉴라 예상해 본다.

콩국수 한 그릇을 주문하면 콩 1이라는 수기로 적은 주문서가 나온다. 

요런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오는 식당이 아직 있을까?

친절하게 맞아주시는 사장님의 미소는 오늘도 아름다우시다.

그대는 소금을 넣는가? 설탕을 넣는가?

나는 우선 콩물의 간을 보고 무엇을 넣을지 느낌적인 느낌으로 결정한다.

오서산콩국수의 반찬은 딱 두 가지이다.

매콤 새콤한 고추장아찌와 젓갈맛이 강렬하게 다가오는 짭짤한 배추김치!

하얀색 콩국물 위 녹색 면의 꼬불거림이 보기 좋다.

서리태라면 검은콩일 것이다. 그래서 검은깨를 한가득 뿌려주신 걸까?

콩국물이 면에 흡수되는 시간을 기다려본다.

섞어주고 뒤적거려 주면서 녹색면이 하얀색으로 변신하고 후루룩 후루룩 입 속으로 들어가는 순간!

간간하게 시작되는 콩물의 첫맛은 극강의 고소함으로 치고 올라온다.

그리고 고소함의 여운은 잔향을 남기고 사라진다.

난 그 잔향을 다시 찾기 위해 국수와 국물을 빠르게 음미하기 시작했다.

고추장아찌와 배추김치의 곁들임은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콩국수의 일관성에 잔잔한 변화를 준다.

그 잔잔한 변화를 조금 더 느끼고 싶어 난 하염없이 먹고 마시기를 반복한다.

콩국수가 이 정도의 만족감을 준다면 비빔국수는 어떤 맛일까?

풍성하게 쌓여있는 상추와 양배추 그리고 김가루 사이로 풍기는 매콤소스의 기운이 좋다.

비빔국수 역시 녹색면으로 시작하여 붉은면으로 바뀌는 시간은 얼마 걸리지 않았다.

비빔국수와 곁들일 국물이 조금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한 젓가락 먹는 순간 시작되었다.

매콤 양념 속 단맛이 느껴졌지만 매력적이지 않았다.
비빔국수와 고추장아찌, 배추김치를 함께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웠다.
앞으로의 나의 선택은 언제나 콩국수> 비빔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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