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소설, 시, 에세이, 자기계발서, 위인전기, 고전 닥치는 대로 읽었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읽는 책 한 권이 소중했었고, 버스 혹은 기차에서 읽는 책 한 권이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 주었다.
소란서림이라는 작은책방이 우리 동네에 생겼다.
반가운 마음과 호기심 가득한 설렘을 안고 오픈하는 날 이곳을 찾았었다.
날이 무척 흐렸고 이따금 내리는 빗줄기가 조근조근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
"문학 한 모금" 소설, 에세이, 시, 그림책이라는 것은 이 서림을 이루는 주요 책들의 카테고리인듯싶다.
오픈날 홀로 와서 따뜻한 비건라떼 한 모금을 마셨다.
북적거리는 사람들 속에서 어색해하고 주춤거리는 나를 발견했다.
실로 많은 사람들이 책을 구경하고 있었고 커피와 빵, 떡을 나누어 먹으며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책방 이름을 왜 소란이라고 지었을까?
아는 지인들도 찾아오는 사람들도 응당 질문을 던질 것이 당연하다.
입구에 걸려 있는 칠판을 읽어보니 출처와 뜻 그리고 공간에 대한 고찰을 알 수 있다.
책만 있는 것이 아니다.
에코백, 엽서, 노트, 연필이 보인다.
내가 좋아하는 취향의 사진, 캐릭터, 색깔들이 담겨 있다.
지금은 필요없지만 훗날 살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와서 조용히 구경하고 갔으니 이제는 가족들과 함께 이 공간을 공유하고 싶었다.
책방지기님도 이제 본격적으로 소란서림을 알릴 준비를 마치신듯하다. [현수막이 게재되기 시작했다.]
입간판은 다른 내용으로 채워져 있었다.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주말,공휴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라는 영업시간
그리고 주차공간에 대한 당부의 내용이다.
나는 오늘도 따뜻한 비건라떼,와이프는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이들은 뽀로로쥬스와 크로와상을 주문했다.
텀블러는 500원 할인이다.
지난 번에는 보이지 않았던 소란크림라떼 사진도 보인다. [조금씩 디테일이 채워지고 있다.]
입구에는 그림책들이 가득하고 안쪽에는 소설과 시, 에세이들이 넉넉하게 책장을 채우고 있다.
알록달록 색감들이 가득하고 새책 냄새가 살포시 코 끝에 내려앉는다.
어떤 책을 들춰볼까? 어떤 내용이 나에게 다가올까?
난 책을 다시 읽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능동적이고 창의적인 독자가 되려면 독서 습관에 대해 다시 생각해봐야겠다.
문학강의의 글귀를 곰곰이 읽다 보니 내 자신에 대해 조금 알아가게 되는구나!
책방지기님의 메모가 붙어 있는 책들이 여기저기 눈에 들어온다.
밑줄이 보이고 인상적인 글귀와 문장들을 곱씹어 읽다보니 문득 이 책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갑이 얇은 나에게 참기 힘든 유혹이다.]
넓은 책상과 두 개의 의자! 소란서림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다.
작은 조명 아래 책을 읽고 있는 엄마와 아이들이 앉아 있다.
잠깐 공석인 틈을 타서 한 장 찍어보았다.
아이들과 함께 밖으로 나갔다.
책방 앞 놀이터에는 미끄럼틀과 회전놀이기구뿐이지만 아이들이 신나고 즐겁게 뛰어놀고 있다.
작은 창가 옆에는 소곤소곤 대화를 하기에도 좋고 조곤조곤 책을 넘기기에도 좋은 아늑한 공간들이 보인다.
앗! 작은 박스 안에는 보드게임들이 제법 있었다. [아이들은 어느 틈에 들고 와서 게임을 요청하고 있다.]
기억력 게임, 테트리스 게임, 비밀코드 게임 등 한 시간을 내리 보드게임에 빠져 있었다.
오랜만에 하는 보드게임으로 아이들이 제법 성장했다는 것과 대화를 통해 화목함을 잠깐 맛볼 수 있었다.
고소하고 담백한 맛의 비건라떼는 내 입맛에 맞았고 살짝 있는 산미의 아메리카노도 좋았다.
크로와상을 와구와구 즐기고 시나몬롤을 한 입 베어 물면서 이곳이 최애카페가 될 것이라는 아이들의 웃음이 좋았다.
어쩌지? 이제 시도 때도 없이 소란서림으로 놀러 가자고 할 듯한데...
헤르만헤세 관련 책은 진짜 사고 싶었다.
이 책이 며칠 동안 머릿속을 맴돈다면 갑자기 사러 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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