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이리도 맑고 청명하지만 내 마음은 흐리멍텅텅 소리가 난다.
지난여름에 새로 장만한 액토키보드가 갑자기 안된다.
왜 안 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상황이 당황스럽다.
해제하고 연결하고 제거하고 연결해도 오류만 계속 나올 뿐이다.
맛과 양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는 홍익돈까스라는 브랜드의 이미지는 이제 옛말이다.
지인들에게 들었던 바로 보령도 홍성점처럼 영 탐탁치 않았던 모양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 30분까지의 영업시간 중 우리는 12시 전에 후다닥 가보았다.
깔끔하고 세련된 분위기의 인테리어 좋다.
고급스러운 느낌의 조명과 타일이 보면 볼수록 마음에 든다.
오픈형 주방에서는 조리사님들이 열심히 음식을 준비하고 계셨고 서빙 보시는 분들도 바삐 움직이고 계셨다.
바로 앞에 셀프바가 보이니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반찬을 담아 봐야겠다.
메뉴판을 살피고 키오스크를 보면서 신중하게 선택했다.
그리고 우리는 새우볶음밥 하나, 돈까스 정식 하나, 세트 A를 주문해 보았다.
셀프 BAR에서 깍두기, 단무지, 오이피클을 담아 본다.
작은 종지 그릇의 반찬 그릇이기에 얼마 담지 못했다.
조금만 가져가서 남기지 말라 뜻이 담겨 있겠지?
밥을 먹을 숟가락, 돈까스를찍어 먹을 포크, 돈까스를 자를 나이프 그리고 손을 닦아 줄 물티슈까지 준비는 완벽했다.
가장 먼저 새우볶음밥이 나왔다.
일명 칵테일새우라 불리우는 생새우와 계란, 야채, 굴소스와 함께 고슬고슬하게 볶아냈다.
그동안 자주 먹었던 굴소스 특유의 짭조름하면서도 단맛이 확 느껴지기에 맛이 없을 수 없겠다.
돈까스 정식과 세트 A가 함께 등장했다.
12000원이라는 가격 대비 비주얼이 제법 괜찮다.
수프와 국물의 맛 역시 자주 접했던 맛이었기에 무난했다.
우동과 야채를 간장 소스를 넣고 볶았고 고소한 통깨로 마무리했으니 고소하다.
다만 세트 A의 돈까스 상태는 마음에 들지 않았다.
질긴 종이를 씹는 듯한 식감과 오래된 기름을 쓴 듯 한 기름 누린내가 올라와 느끼함이 많았다.
반면, 돈까스정식의 돈까스는 무난했다.
돈까스 고기의 두께도 적당했으며 생선까스와 함께 빵가루도 바삭한 것이 괜찮았다.
작은 우동 한 그릇도 쑥갓의 향과 유부의 촉촉함이 가미되어 먹기에 무난한 맛이었다.
예전 고속도로 휴게소에 만났었던 우동의 토핑들이 생각났으며 국물도 짭조름하였다.
물론 오늘도 다 해치웠다.
맛이 있어도 맛이 없어도 누군가 정성스럽게 만든 음식이니까...
나는 그 음식을 내가 힘들게 번 돈으로 사 먹으니까...
홍익돈까스는 내 입 맛에 안 맞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