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운 바람이 불어오면서 어둠이 짙어지고 있다.
우마미야의 저녁은 사람이 뜸한 편이었다.
런치타임에 먹을 수 있는 메뉴와 저녁타임에 먹을 수 있는 메뉴는 다른 것으로 보인다.
점심시간에는 덮밥, 돈카츠, 우동, 스키야키 등 모든 메뉴가 가능하지만 저녁에는 스키야키,나베 종류만 가능한 듯하다.
다소 넓은 볼의 숟가락과 젓가락은 테이블마다 준비되어 있다.
물티슈와 티슈 그리고 인덕션까지 테이블에 먼가가 많이 있다.
키오스크에서 천천히 메뉴를 살펴보고 주문을 한다.
결제는 선불 혹은 후불 역시 선택하면 된다.
우리는 저녁 때 가서 스키야키(관동식) 그리고 치킨 가라아케를 주문하였다.
스키야키는 일본식 불고기로 소스를 찍어 먹으면 된다.
매콤한 살사맛 소스와 담백한 마요네즈소스가 있다.
어른에게는 노른자를 함께 주셨는데 불고기에 찍어 먹으니 촉촉한 것이 그 맛이 오묘하다.
가장 먼저 나온 것은 치킨 가라아케다.
일본식 치킨이라 보면 되는데 감자튀김과 치킨의 사이즈가 마음에 든다.
뜨끈뜨끈한 튀김의 바삭바삭함이 극단적인 편이어서 많이 먹으면 입 안이 얼얼하다.
그래도 맛이 좋다.
스키아키와 함께 먹을 반찬은 깍두기와 연두부, 콩나물 무침과 고추, 생강이다.
흰색과 붉은색 마블링이 먹음직스럽게 보이는 것이 고기의 때깔이 좋다.
인덕션 위에 야채와 고기가 듬뿍 들어가 있는 냄비가 올라간다.
버섯도 보이고 청경채도 보이고 유부와 고기, 두부, 곤약까지 다양한 재료들이 들어 있다.
물이 생기면서[이미 어느 정도 들어 있었던 것일까?]보글보글 끓어오르면서 재료들이 하나둘씩 익어가기 시작한다.
짭조름하면서도 기름지고 깔끔한 국물의 감칠맛이 좋다.
야채의 아삭함과 고기의 쫄깃함이 국물의 깊은 맛과 함께 풍미 가득한 맛이다.
야채와 고기를 어느 정도 건져 먹고 밥을 넣어서 끓여낸다.
국물이 졸아들 정도가 아닌 밥알에 골고루 배어들도록 죽처럼 끓여내서 먹으니 속이 따뜻하고 편안한 것이 좋다.
일본식 불고기라는 스키아키는 깔끔하면서도 건강한 느낌의 밥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을 잘 먹었으니 이번에는 점심에 가서 런치스페셜들을 즐겨보았다.
돈카츠 및 소고기, 새우등을 이용한 정식의 종류가 여러 가지라 고르는데 시간이 좀 걸렸다.
런치스페셜로 고른 메뉴는 수제돈카츠덮밥이라는 카츠동 정식이다.
카츠동 정식의 반찬은 깍두기, 두부조림, 샐러드와 교자 2개다.
반찬들은 역시나 깔끔하고 간이 잘 되어 맛이 좋다.
샐러드 소스가 상큼하고 부드러운 것이 입에 잘 맞다.
교자는 그냥 평범한 튀김만두가 아닌가?
미니우동의 국물은 조금 매콤한 맛이지만 감칠맛 넘치고 쫄깃한 면과 잘 어울린다.
길게 잘려진 돈카츠가 계란옷을 살포시 입고 있다.
짭짤한 간장소스가 김가루와 함께 뿌려져 있다.
돈카츠 아래에는 밥 한 그릇 분량의 진밥이 있는데 간장소스가 이미 스며들어 있다.
적당한 느끼함과 적당한 담백함을 갖춘 돈카츠는 소스를 머금었기에 간이 잘 배어난다.
간장소스의 짭짤함은 이미 밥알 곳곳에 스며들었기에 돈카츠와 함께 먹으니 부드러운 식감이 배가 된다.
맛있게 잘 먹었다.
점심에는 식당 안이 만석이었다.
물론 덮밥을 먹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스키야키를 즐기는 분들이 더 많았다.
저녁에는 한산했는데 점심에는 북적거렸으며 우마미야라는 가게만의 그 편안하고 아늑한 분위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