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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순대국밥 산하촌식당

맛 그리고 추억

by 구짱 이갈용 2024. 12. 1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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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다 가다 모르겠다.

삶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은 계란이기에 난 삶은 계란을 좋아하지 않는 건지도 모른다.

[어디로 굴러갈지 언제 깨지고 터져 버릴지 세게 쥐어도 살짝 쥐어도 안 되는 것이기에...]

홍성군 광천읍에는 늙고 낡은 식당들이 제법 있다.

이곳 옛날순대국밥 산하촌식당도 그런 노포 느낌의 식당들 중 하나다.

순대국밥, 뼈해장국을 먹기 위해 두 번 방문해 보았다.

여타 국밥집들처럼 테이블마다 냅킨과 물티슈, 숟가락,젓가락과 종이컵이 준비되어 있다.

손님을 맞이하는 사장님의 인사는 퉁명스럽지만 [충청도 아지메 특유의 말투] 챙겨 줄 건 다 챙겨주신다.

순대국밥을 주문하면 새우젓과 다데기,들깨가루가 함께 나온다. [뼈해장국에는 없다]

순대국밥과 함께 먹을 반찬은 배추김치, 깍두기, 가지무침이다.

양파와 청양고추, 고추장과 청양초는취향에 따라 곁들여 먹는다.

적당하게 익은 김치, 무난한 맛의 반찬들은 국밥보다 임팩트가 있지는 않다.

검은 뚝배기 속 허여멀겋한 국물이 보글보글 끓는다.

수북한 부추 사이로 삼이 하나 보인다.

작지만 향이 제법 있는 삼을 주는 국밥이라니 처음 경험해 본다.

노포집의 밥값은 천 원, 이천 원 정도 싼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구천원-만원이라는 국밥의 가격은 부담스러운 메뉴판이었다.

하지만, 구천원이라는 국밥의 가격이 아깝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물 속 들어있는 고기의 양도 푸짐한 편이었고 몸을 건강하게 해 주는 부추와 삼이 있다면 가격쯤이야!

국물의 맛은 다소 밋밋하였기에 먹는 중간에 들깨가루와 새우젓을 넣어 간을 맞추어 먹는데 집중하였다.

이 순대국밥을 먹은 날은 늦은 점심 그리고 늦여름이었다.

처음 방문했던 이곳에 나는 적막감과 긴장감을 안고 식사를 하였다.

추운 계절에 온다면 아마도 국밥을 즐기는 다른 손님들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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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3개월이 지나 겨울이 되고 난 다시 옛날순대국밥 산하촌식당을 찾았다.

지난번에 먹었던 순대국밥의 그 밋밋함을 다시 맛보고 싶지는 않았기에 메뉴판을 다시 한번 살펴보았다.

오늘 나의 선택은 인기라는 별표가 붙어 있는 뼈해장국이다.

뼈해장국과 함께 먹을 반찬은 배추김치, 깍두기, 무장아찌다.

역시나 적당하게 익은 김치와 입맛에 맞지 않는 반찬들이다.

큰 뼈다귀 하나, 작은 뼈다귀 둘이 붉은 국물 속에 들어 있다.

조미료 혹은 라면스프처럼 강렬하고 텁텁한 국물 맛이다.

뼈다귀에 붙어 있는 고기들이 부실하다.

또한, 해장국 국물 맛도 나의 속을 달래주기에는 역부족이다.

깻잎이나 시래기 혹은 들깨가루라도 있었으면 달라졌을까?

겨울철에 다시 찾은 이 식당 점심시간에 국밥을 먹기 위해 어르신들이 제법 들어오신다.
그래도 광천에서 오랜 시간 식당을 유지하신 걸 보면 먼가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글쎄...
나의 마음에는 평온함을 주지 못했고 나의 몸에는 활력을 주지 못했고 나의 입맛에는 만족을 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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