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의 하늘은 흐렸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로 애도기간이다.
해맞이행사가 취소되고 고인들의 명복을 빈다.
작년에는 수덕사에서 소원을 빌었었기에 올해는 성당에서 기도를 하고 싶었다.
합덕성당의 조용하면서도 고즈넉한 분위기에 동화되고 싶었기에 무작정 찾아갔다.
100년이 넘은 자리에서 몇 년 뒤 100년이 되는 건물이 우뚝 솟아있다.
합덕제와 수리박물관이란 곳이 붙어있지만 별로 가고 싶은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은 함께 있는 사람의 짜증 때문이다.
짜증은 전염되는 것이다. 참으면서 받아주고받아주면서 삼키는 스트레스는 새해 첫날부터 힘 빠지게 만든다.
성당 안 햇빛이 드는 자리에 앉아 눈을 감고 소원을 빌어보았다.
올 해에도 건강하게 행복하게 무탈하게 가정을 위해 나 자신을 위해 빌고 또 빌어본다.
더 나아지겠지 더 발전하겠지 더 성장하겠지 그렇게 믿으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나를 위로해 본다.
견딜 수 있는 고통만 달라고 이겨낼 수 있는 힘을 달라고 예수와 성모마리아, 하나님께 부탁드렸다.
합덕성당만 가기에는 조금 아쉬움이 남지 않은가?
김대건 신부의 생가 솔뫼성지를 찾았다.
합덕보다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으며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에 성지를 둘러보면서 새해 첫날을 맞이하는 것도 괜찮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스그리스도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범부에 지나지 않는 사람임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된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사고를 보면서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언제든지 나는 이승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인가?
죽음 앞에 초연해지는 사람이 있을까?
시끄럽고 정신없는 세상 속에 있다가 가정에 들어오면 좀 쉬고 싶지만 그렇지 않다.
솔뫼성지에서는 가정을 위한 기도문을 자주 읽었다.
기도의 내용이 많이 와닿지는 않았지만 옛날에도 가정을 위해 기도를 한 것을 보면 답답하다.
가정 구성원도 희생하지만 가장이 가정을 이끌고 사정을 위해 헌신하는 비중이 높다.
그런데 인정받지 못하고 눈치를 보고 짜증을 받고 말 한마디 못하는 현실이 답답하다.
추운 겨울날 따뜻한 아메리카노 한 잔으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싶다.
하지만, 열불 나고 짜증 나기에 달달하고 시원한 복숭아 아이스티 한 잔을 눈치 보면서 한 모금 마셔본다.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던 것일까?
난 2025년에 어떤 사람으로 존재가치를 깨닫게 될 것인가?
그냥 희망적인 얘기들을 반복해서 듣고 쓰고 읽고 새기면서 버티다 보면 내일 죽어도 후회하지 않는 삶이 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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