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없다. 잡생각이 많았다.
독서도 운동도 청소도 무엇 하나 제대로 집중할 수 없었다.
이 나이에 공부를 해서 성공하리라는 확률은 바닥이다라는 잡념이 날 괴롭힌다.
떨쳐버리려 해도 나아지지 않는다.
1월 8일이 다가온다. 난 또 좌절을 맛볼 것이다. 그렇지만 신경 쓰고 싶지 않다. 그냥 내 인생을 살고 싶을 뿐이데...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약속장소로 가는 길 하늘이 참 예쁘다.
손을 뻗으면 닿을 듯한 그 자리에 구름이 있다.
잔디밭을 갈아 엎고 광장을 만들었을 때 또 누가 돈을 먹었을까?
저 트리를 설치하면서 또 누가 돈을 먹었을까?
거리 바닥에 반짝거리는 조명등을 설치하면서 또 누가 돈을 먹었을까?
필요한 것임을 합리화시켜서 공사를 진행했을 것인데 내가 꼬인 것일까?
그냥 충남도청이 싫어서다. 자화자찬하고 있는 현수막도 꼴 보기 싫고 거들먹거리는 공무원들의 인성도 싫다.
나에게 돌아오는 혜택이 없는 세금이 저런 곳에 쓰여지고 있다는 것이 싫다.
교육청의 자화자찬도 웃기다.
한쪽에서는 천막농성과 현수막으로 교육청의 비위를 알리고 있는데 최우수기관이라는 현수막이라니 웃기다.
싸구려 비난과 꼬일대로 꼬여버린 행정기관 건물들을 뒤로하고 냉삼겹살에 소주 한 잔을 지인과 한다.
사진작가인 이 녀석도 카메라는 직업일 뿐이다.[그냥 핸드폰으로 세상을 담으면 충분하다.]
작은 고민이 하나 사라졌다.
이 녀석의 성장과정을 보았고 지금은 멋진 사진작가가 되어 세상을 알리고 있는 놈이 하는 말이니 위안이 된다.
이 꼬치집은 이랏세이마세를 외치고 요리도 맛있게 하는 집이다.
손님들이 꾸준하게 들어오고 북적거리고 분위기도 좋다.
다만, 요리가 너무 늦게 나오고 꼬치구이집이다 보니 눈이 따갑다.
일본감성을 느끼기에는 딱인데 오랜 기다림은 쉽지 않다.
과거를 추억하며 간 카페는 이름과 메뉴가 달라져 있었다.
MZ 스러운 알바생의 응대도 석연찮고 유자차나 밀크티의 맛도 버렸다.
술 취해서 먹는 따뜻한 붕어빵만이 우리의 속을 달래주었다.
녀석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빨간불이 눈에 들어온다.
지금 잠시 내 인생에 빨간불이 들어와서 파란분이 켜질 때까지 기다리면 되는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 잠깐! 서서 기다리자 그리고 파란불이 들어오면 다시 나아가자! 그럼 집으로 갈 수 있다.
초승달인가? 그믐달인가?
어둠이 짙으면 달이 예쁘다.
술에 취해 그런가? 달이 날 따라온다.
집에 걸어 갈 때마다 만나는 도시의 모습은 언제나 사랑스럽다.
어둠을 느끼고 싶어도 빛을 바라보고 싶어도 이 도시는 나의 곁에서 묵묵하게 자신을 보여준다.
다가 올 좌절을 빨리 떨쳐내고 다시 인생을 열심히 살아가게 만들어다오.
난 시간적으로나 금전적으로나 여유롭게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꾸준하게 의미를 갖고 하루하루를 살아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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